29일 오전 10시 10분 인천에서 출발한 하노이행 아시아나 비행기가 인천공항으로 긴급 회항했다.
이날 오전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은 베트남 정부가 한국~하노이 노선에 대해서 하노이 노이바이 공항 대신 꽝닌성 번돈 공항을 이용하도록 했다고 밝혔다. 해당 공항은 하노이에서 3시간 가량 떨어진 곳에 위치해 있다.
베트남 당국은 이 같은 조치를 한국시간 오전 10시 15분부터 이행한다는 통보를 30분이 되어서야 각 항공사에 통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0시 10분에 출발한 아시아나항공 OZ729편은 인천공항으로 회항했다.
앞서, 코로나19의 국내 확산이 급증하자 베트남 정부는 한국 국민에 대해 29일부터 무비자 입국을 불허하기로 했다.
베트남 주재 한국대사관은 28일 베트남 정부가 29일 0시1분부터 한국민에 대한 무사증(무비자) 입국 허용을 임시로 중단한다는 통보를 해왔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한국민에 대한 비자발급도 제한될 것으로 보인다.
이는 베트남이 한국민에게 15일간의 무비자 입국을 허용하기 시작한 2004년 7월 이후 16년 만에 처음이다.
■ 베트남, 거주지, 방문지 상관없이 한국인이면 무조건 격리
베트남은 현재 거주지, 방문지에 상관없이 한국인이면 무조건 격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강경화 외교부 장관과 한국대사관이 베트남 당국에 문제를 제기하고 있지만, 베트남 정부는 24일 전 입국한 한국인도 소재를 파악해 속속 강제 격리하고 있다.
앞서 한국대사관은 “예측하지 못한 입국 불허, 출발지로 돌려보내기, 시설격리 등 불편을 겪을 수 있다는 것을 각별히 유의해달라”고 당부했다.
베트남은 코로나19 차단을 위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한국 정부에 양해해달라는 입장을 전달했다.
■ 외교부 강경화 장관, 우리 국민에 대한 과도한 조치 강한 유감 표명
강경화 외교부 장관은 팜 빙 망 베트남 부총리 겸 외교장관과 전화 통화를 갖고 “우리 국민에 대한 과도한 조치”라며 강한 유감을 표명했다.
강 장관은 “신남방 정책의 핵심 파트너인 베트남이 우리 국민에 대한 과도한 입국제한 조치를 취하고 있어 한국 내 실망감이 매우 크다”며 “베트남 측의 조치가 양국 국민들과 기업인들간 필수적인 교류마저 과도하게 제약함으로써 한-베트남 관계에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뿐만 아니라 양국의 중장기적 이익에도 결코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원상회복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망 부총리는 “코로나19의 확산을 막기 위해 불가피하게 취한 조치였음을 양해해 주길 바란다”며 당장은 조치 철회 의사가 없음을 전달했다.
이어 “한국인에 대한 무비자 입국 중단은 코로나19 사태로 잠정적으로 취해지는 조치”라며 “가족·친지 방문이나 사업 등의 목적으로 베트남을 방문해야 하는 한국인들에 대해서는 최대한 조속히 비자가 발급될 수 있도록 적극 협조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로써 입국 금지 국가는 총 33곳으로 레바논, 마다가스카르, 마셜제도, 마이크로네시아, 말레이시아, 모리셔스, 몰디브, 몽골, 바누아투, 바레인, 베트남, 사모아, 미국령 사모아, 사우디아라비아, 세이셸, 솔로몬제도, 싱가포르, 엘살바도르, 요르단, 이라크, 이스라엘, 일본, 자메이카, 코모로, 쿠웨이트, 키르기스스탄, 키리바시, 투발루, 트리니다드토바고, 팔레스타인, 피지, 필리핀, 홍콩 등이다.
검역 강화와 격리조치를 내리는 국가는 38곳이다. 대만, 라트비아, 마카오, 말라위, 멕시코, 모로코, 모잠비크, 벨라루스, 보스니아 헤르체고비나, 북마케도니아, 불가리아, 사이프러스, 세르비아, 세인트루시아, 세인트빈센트 그레나딘, 아이슬란드, 아제르바이잔, 에콰도르, 에티오피아, 영국, 오만, 우간다, 인도, 잠비아, 중국, 짐바브웨, 카자흐스탄, 카타르, 케냐, 콜롬비아, 크로아티아, 타지키스탄, 태국, 투르크메니스탄, 튀니지, 파나마, 파라과이, 프랑스령 폴리네시아 등이다.
김선영 기자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