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이 5일(현지시간) 매사추세츠주 자택 앞에서 민주당 대선 경선 포기 의사를 밝혔다.
CNN, BBC 등 외신들은 6일(현지시간) 워런 상원의원이 지난 3일 치뤄졌던 ‘슈퍼 화요일’에 매사추세츠주를 포함해 단 한 곳에서도 이기지 못한 지 이틀 만에 경선 중단을 선언했다고 일제히 보도했다.
지난해 민주당 경선 후보군 중 ‘인물 호감도’ 1위에 올랐던 워런 의원은 14개주가 동시에 경선을 치른 ‘슈퍼 화요일’에서 바이든과 샌더스에게 크게 밀리며 더이상 경주를 이어가기 쉽지 않다는 판단을 한 것으로 보인다.
워런의 사퇴를 조롱이라도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의 ‘현대판 포카혼타스’(트럼프가 인디언 혈통을 주장하는 워런에게 붙인 별명)는 역사에서 승자로 기록되지 않을 것”이라며 “역대 최고의 ‘훼방꾼 후보자’로 기록될 것”이라고 비난했다.
한편 사퇴 발표에서 워런 의원은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의원 가운데 누구를 지지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않았다고 CNN이 보도했다.
워런 의원의 중도 사퇴로 트럼프 대통령을 향한 도전자는 이제 바이든 전 부통령과 샌더스 상원의원의 양강구도로 압축됐다.
50대 이상의 백인 유권자와 중남부 지역의 흑인과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크게 지지를 얻고 있는 바이든 전 부통령은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부티지지 전 시장 지지자들의 지원을 얻으며 샌더스 의원보다 오히려 안정된 지지층을 확보하게 됐다.
워런 의원은 중도 사퇴에 대해 “2020년 대선에 도전하지 않지만, 계속 투쟁을 할 것”이라며 “이 싸움에 참여해 새로운 아이디어를 불어 넣어준 한명, 한명마다 깊은 감사를 전한다”고 밝혔다.
워런 상원의원은 지난해 민주당 경선에 뛰어들면서 미국의 여성시민단체, 젊은 여성 유권자들로부터 큰 지지를 받았으나, 결국 진보성향의 표들이 빠져나가면서 중심축을 잃었다는 분석이다.
최근 바이든 전 부통령은 “워런 의원을 부통령 후보 리스트에 올렸다”며 워런 의원의 진보적 공약을 수용할 뜻을 비추고 있어, 워런이 샌더스보다 바이든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힐 것이라고 미국 언론들은 내다보고 있다.
김선영 기자 [email protected]